일상의 오브제에서 예술작품으로: ‘바디 테이블’ 시리즈의 탄생
ㆍ색상의 경고: 경계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
ㆍ문화적 정체성과 예술적 표현: 이민자 여성 작가의 도전
시애틀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무아 작가의 개인전 ‘Table of Thoughts’(생각을 지탱하는 테이블)이 6월 20일에서 6월 23일까지 Atelier Luer Showroom에서 개최된다.
무아 작가는 동양화를 토대로 회화, 조각, 가구, 텍스타일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작품을 선보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연과 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곡선적, 유기적 이미지를 재해석해 화려한 색채의 추상적 장면으로 재창조하며, 가변하고 유동적인 정체성을 탐구해왔다.
십여 년 전 한 꿈에서 무아는 나무로 된 테이블을 마주한다. 사물과 인간 사이의 어딘가에서, 우아한 하반신의 여체로 지탱이 된 나무 테이블은 무심한 듯 시크했다. 이때부터 같은 테마의 테이블은 무아의 꿈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한 꿈에서는 마치 인간과 네 발 짐승 사이의 어느 것처럼 세 개의 다리로 지탱이 되어 있었다. 이 멋진 테이블을 형용하기 위해 깨어나자마자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썼고 그렇게 만들어진 드로잉이 본 전시의 문을 연다.
Table of Thoughts(생각의 목차)는 서울에서 프로비던스를 거쳐 시애틀에서 살아가고 있는 무아의 시애틀 첫 개인전이다. 영어 단어 ‘테이블’은 ‘목차’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화여대 학부에서 동양화와 서양화를 전공하던 때부터 12년이 넘도록 작업에 대한 열띤 이야기와 우정을 지속해 온 큐레이터 금지원과 무아는 지난 3월 말부터 드로잉, 회화, 미디어 퍼포먼스, 가구를 넘나들며 작업 세계를 지속해 온 무아의 활동을 마치 목차를 만들듯 구조화하고 재고했다. 본 전시는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인 큐레이터와 작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동양화에서 인테리어 및 전시 디자인과 가구로 작업의 지평을 넓혀온 무아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이번 ‘Table of Thoughts’ 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동양여성으로서 겪는 다양한 정체성과 변화를 그리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20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으로 유학을 떠나 인테리어 건축과에서 전시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자연 환경의 영향,
아시아 여성으로서의 생존 전략, 동양화와 공간 디자인에서 얻은 통찰력을 작품에 복잡하게 혼합하며 변장, 추상, 변형을 전략으로 삼아 다학제적 작업을 진행한다.
Table of Thoughts의 중심이 되는 ‘바디 테이블(Body Table)’ 연작에는 미술 작품과 공간, 공예와 디자인을 향한 무아의 고민이 잘 녹아있다. 경첩을 이용해 조립이 가능한 나무 테이블은 관람객이 “수동적 관찰자가 아닌, 직접 일상의 오브제를 옮겨보는 능동적 참여자가 되어 다감각적 참여와 몰입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네 점의 테이블은 ‘생각의 지지대’가 되어 무아의 시애틀 일상 속 물건들을 진열해 보여줄 것이다.
더불어 전시에 소개되는 벽에 걸 수 있는 ‘sculpainting(조각회화)’ 십여 점과 책장, 스카프는 작가가 일기장처럼 끄적인 드로잉에서 출발해 디지털 렌더링을 거쳐 만들어진 형상들로, 일상의 고민과 순간의 심상을 포착한다. 각 나무가 갖는 고유한 결은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닮아 있으며, 시시각각 변하며 돌아오지 않는 순간을 비유한다. 작가가 유학생으로서, 이민자 여성으로서, 그리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타지에서 자리잡기 위해 겪었던 고민이 불안의 시기를 지나 환희의 순간으로 접어드는 여정은 이민자들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감성으로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꿈과 삶을 사랑하는 작가의 첫 개인전은 관람객들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하는 듯한 마음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이 마치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처럼 그의 생각과 감정을 체험하고, 동시에 자신의 여정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Table of Thoughts’ 무아 작가 개인전 오프닝 리셉션은 6월 20일 목요일 저녁 6시에서 8시에 열린다. 기존의 화이트 큐브 플랫폼에서 벗어나, 마치 작가의 방에 초대된 것처럼 아늑한 공간의 분위기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며, 바디 테이블(Body Table) 연작을 포함한 총 20점 신작들은 공간에 흘러 넘치듯 화려한 색의 잔치를 벌이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각과 영감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화려한 색을 사용하는 배경에서 작가는 자연의 생존 전략 중 하나인 경계색(Aposematism)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보호색과 달리, 경계색이란 눈에 잘 띄는 색상으로 포식자에게 경고하는 시각적 신호로서, 작가는 생존 방식으로서 모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작가 왈, “나는 인간이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관찰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나는 자연에서 관찰되는 생존 전략과 유사점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 사회에 대한 고찰을 불러일으키고자 합니다.”
미술 전문 온라인 플랫폼 Iron Velvet에 공개될 인터뷰에서, 금지원은 무아가 자연의 생명체들이 포식자에 맞서 이용하는 보호색과 경계색의 원리를 시각적으로 전용해 미국에서 아시안 여성 작가로서 활동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무아 소개
무아(Mooa Kang) 은 시애틀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이화여대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후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에서 인테리어 건축학 전시디자인 석사 학위(MDes in Interior Architecture: Exhibition and Narrative Environments) 를 받았다. DESIGNxRI, SBS 뉴스, 우먼센스 매거진에서 보도된 바 있으며 RISD Nature Lab, 국립중앙도서관, 이대서울병원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금지원 소개
금지원(Jiwon Geum)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이자 연구자이다. 바드 컬리지 큐레이터학 센터(Center for Curatorial Studies, Bard College)에서 큐레이터학 석사 학위(M.A. in Curatorial Studies)를 받았으며, CCS Bard에 재학 중에 The Drawing Center에서 큐레이터 펠로우(2022)로 활동했다. 서울의 아르코미술관(2020)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큐레토리얼 어시스턴트로 일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미술사를 전공했다.
AtelierLuer Showroom 소개
Andres Luer가 운영하는 공방이자 공예, 디자인, 가구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 쇼룸 공간
5448 Shilshole Ave NW, Seattle, WA 98107
(425) 444-3342 www.atelierluer.com/
오프닝 리셉션 Thursday Jun 20, 6:00-8:00 p.m.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