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수족관, 첨단 기술 활용한 ‘오션 파빌리온’ 개장

열대 심해 생태계 재현한 1,700억 원 규모 시설 29일 공개

시애틀 수족관이 29일 새로운 확장 시설인 ‘오션 파빌리온’을 일반에 공개한다.

약 1,700억 원(1억 7천만 달러)을 투자해 건설된 이 시설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주변의 열대 해양 생태계를 재현했다. 특히 ‘산호 삼각지대’로 알려진 이 지역은 ‘해양의 아마존 열대우림’이라 불릴 만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오션 파빌리온의 주요 전시 공간은 다음과 같다:

1. ‘산호초’: 약 190만 리터(50만 갤런) 규모의 대형 수조로, 표범상어, 독수리 가오리, 청점 가오리 등 인도-태평양 해역에서만 볼 수 있는 수천 마리의 물고기를 전시한다.

2. ‘군도’: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숲의 수면과 그 아래 화려한 산호초 생태계를 재현했다.

3. ‘바다의 집’: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설계된 공간으로, 흰동가리, 해마, 나뭇잎 쏠베감펭 등과 가까이 만날 수 있다.

오션 파빌리온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체험을 제공한다. 터치스크린과 음향/영상 장치를 통해 산호 삼각지대의 이야기와 전 세계 바다의 연결성을 설명한다. 또한 수족관 생물 관리 방법과 건물의 지속 가능한 운영 시스템도 엿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은 ‘하나의 바다 홀’이다. 12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해 360도 영상과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는 이 공간에서는 바닥까지 영상이 투사된다. 관람객들은 인도-태평양의 산호초, 퓨젯 사운드의 켈프 숲, 살리시 해의 고래 무리 속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시애틀 수족관의 에린 메이어 수석 보존책임자는 “이곳은 첨단 기술로 가득 차 있다”며 “사람들을 태평양 반대편으로 이동시키고 바다 보호에 나서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약 4,645㎡(5만 평방피트) 규모의 오션 파빌리온은 외부에서도 일부를 경험할 수 있다. 넓은 옥상 광장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과 연결돼 있어 엘리엇 만, 시애틀 스카이라인, 레이니어 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지상층에는 ‘오큘러스’라 불리는 대형 창문이 있어 입장하지 않고도 산호초 수조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오션 파빌리온의 디자인 요소, 예술 작품, 전시물, 식물, 건축 자재 등은 해안 살리시 원주민과 토착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자연광 가득한 열대 바다 체험장

시애틀의 LMN과 Thinc Design이 설계한 오션 파빌리온은 기존 수족관의 어두운 통로 대신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했다. 나무와 콘크리트, 유리로 지어진 건물은 시애틀 바다 전경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푸른 바다와 맹그로브 숲 풍경을 담아냈다.

방문객들은 옛 고가도로 자리에 만들어진 ‘산호 협곡’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점박이 독수리 가오리가 헤엄치고, 노란 반점이 있는 물고기들이 방문객을 따라다닌다. 인도-태평양 표범상어가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에너지 절약하는 ‘미래형 수족관’

오션 파빌리온은 앞으로 지어질 공공시설의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건축가들은 이 건물의 새로운 설계로 에너지 사용량은 70%, 탄소 배출량은 9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설은 화석 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대신 전기와 건물 안 물, 공기 순환 시스템의 열을 이용한다. 시애틀 수족관은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에너지 재생 수족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멸종위기 상어 지키기 나서

오션 파빌리온은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상어를 키워 본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한다.

에린 메이어 시애틀 수족관 수석 보존책임자는 “이곳을 통해 바다가 처한 위험을 알리고 싶다”며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 바다를 그대로 재현

오션 파빌리온의 주요 전시물인 ‘산호초’는 인도네시아 북부 라자 암팟의 특정 지역을 그대로 옮겨왔다. 메이어 박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잠수했을 때 눈물이 났다”며 “건강한 산호초를 처음 봤는데, 이는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이 바다를 지켜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은 ‘산호초’에서 표범상어와 가오리, 수천 마리의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군도’ 전시관에서는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숲의 표면과 그 아래 산호초를 볼 수 있다.

환경 논란 넘어 해양 보호 알리기

하지만 이 사업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2020년 약 100명의 지역 인사들이 서명한 편지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열대 수조 대신 이 지역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작은 전시나 가상 전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족관 측은 이런 걱정을 반영해 설계를 크게 바꿨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바닷물을 계속 퍼 올려 쓰는 대신 96%의 물을 재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션 파빌리온은 수족관의 첫 전기 시설이다. 큰 열교환기와 열펌프로 190만 리터가 넘는 열대 수조를 데우고 건물 전체 온도를 조절한다. 또 수족관은 가장 까다로운 친환경 건물 인증을 받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지역 전력망에 공급할 계획이다.

입장료는 거주 지역과 나이에 따라 16.77달러에서 52.85달러까지 다양하다. 온라인으로 살 수 있고, 한 장으로 수족관 전체를 볼 수 있다.

오션 파빌리온 개장으로 시애틀 수족관은 바다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더 잘 알릴 수 있게 되고 시애틀 워터프론트 재개발 사업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 시애틀 시는 이를 통해 시민들이 퓨젯 사운드의 자연 환경과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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