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에서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를 상대로 한 인종차별 소송에서 전직 흑인 운전기사가 2억3,760만 달러(약 2,380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타비오 그래튼이라는 이름의 전직 UPS 운전기사는 근무 중 인종차별과 적대적 근무환경에 시달리다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주 동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그래튼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금 3,960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금 1억9,8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래튼의 변호인 더스틴 콜리어는 “이번 판결이 워싱턴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배상 판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심원단이 진실을 보고 우리 의뢰인의 권리를 입증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는 UPS에 우리 사회가 인종차별과 괴롭힘, 그리고 차별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에서 그래튼은 자신보다 경력이 짧은 백인 운전기사들에게 밀려 자주 휴직당했고, 상사로부터 반복적으로 ‘보이’라고 불렸으며, 덜 선호되는 배송 경로와 열악한 차량을 배정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여러 차례 인종차별과 직장 내 부당대우에 대한 고충을 제기했고, 2021년 한 여성 직원의 등을 만졌다는 성희롱 혐의로 해고됐다.
UPS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PS 대변인 글렌 자카라는 “배심원단의 결정에 실망했지만 그 과정과 심의를 존중한다”면서도 “증거와 법적 오류를 근거로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그래튼이 여성 동료를 무단으로 폭행했기 때문에 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직장 내 인종차별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며, 기업들의 더 강력한 차별 방지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