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가 미국 내 스피어민트유 생산 1위, 페퍼민트유 생산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사과, 체리, 홉 등으로 유명한 이 주에서 민트가 주요 작물로 자리 잡은 배경과 현재 상황을 살펴봤다.
워싱턴 주 농무부에 따르면, 아이다호, 오리건, 워싱턴 3개 주가 미국 전체 페퍼민트와 스피어민트 생산량의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워싱턴 주가 39%를 생산하고 있다. 워싱턴 주에서는 현재 약 60개의 민트 농장이 운영 중이며, 농장 규모는 20에이커에서 2,000에이커까지 다양하다.
민트유는 고도로 농축된 제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55갤런(약 208리터) 드럼 한 통의 민트유로 520만 개의 껌과 40만 개의 일반 크기 치약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강력한 향과 맛 때문에 민트유는 껌, 사탕, 치약, 구강청결제 등 다양한 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모넬 화학감각센터 다니엘 리드 수석 과학자는 “민트가 코의 후각과 입안의 화학감각을 동시에 자극해 ‘원투펀치’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민트는 수세기 동안 인간에게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워싱턴 주의 민트 산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워싱턴 주의 민트 재배 면적은 3만3,000에이커에서 1만5,900에이커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소비자 취향 변화, 인도 등 해외 생산자와의 경쟁,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수직위조병이라는 곰팡이 질병을 꼽을 수 있다.
토페니시에서 800에이커 규모의 민트 농장을 운영하는 필립 실록 씨는 “올해는 가뭄으로 관개용수 할당량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다행히 생산량 감소는 20%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민트는 가뭄 상황에서도 잘 견디는 편”이라며 “오히려 물을 적게 주면 더 많은 오일을 생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민트 농가들과 관련 업체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수직위조병에 강한 페퍼민트 품종 개발 연구가 진행 중이며, 민트유 브로커 업체인 캘리슨스는 품질 관리와 새로운 맛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캘리슨스의 제프 존슨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구강 관리 제품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현재는 회복세”라며 “바닐라 민트, 블루베리 민트, 딸기 레모네이드 등 수백 가지의 새로운 맛을 개발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록 씨는 “농부로서 낙관적이어야 한다”며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라면 농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워싱턴 주의 민트 농가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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