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고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7일 오후 3시 시애틀센터에서 규탄 집회를 개최한다고 5일 발표했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성명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순간들을 상기시켰다. “어린 학생의 눈에 최루탄이 박혀 시체가 된 모습, 길거리에서 사람이 개끌리듯 끌려가 죽는 모습, 아침에 멀쩡하게 집을 나간 사람이 남산에서 주검이 되어 나온” 과거의 참혹한 역사를 언급했다.
특히 성명은 “군대가 국무위원들을 겁박하여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에 맞서 싸운 시민들이 패배하고 반란군이 승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역사적 아픔을 되짚었다. “세월이 흘러 총칼을 쓸 수 없게 된 권력은 진압방패와 물대포로 무기를 바꾸었고, 그리고 여전히 사람이 길거리에서 죽어갔다”며 국가폭력의 지속을 비판했다.
연대는 2024년 12월 계엄 사태와 관련해 “계엄군이 대한민국 국회 내부로 침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빌고 또 빌었다”며 “제발 더 이상 피가 흐르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은 이들도 있었고, 수많은 시민들이 총든 계엄군을 둘러쌌다”며 시민들의 평화적 저항을 강조했다.
성명은 “본격적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며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특히 “내란범 윤석열이 있어야 할 곳은 감옥”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애틀 한인들의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규탄 행동의 일환이다. 현재까지 48개국에서 5,000명 이상의 교민들이 ’12·3 계엄 사태’ 관련 연대 서명에 동참했다. 23개국 172개 대학의 300여 명 해외 교수와 연구자들도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이미 250여 명의 한인 교수·연구자들이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뉴욕에서는 교민 20여 명이 한국총영사관에서 유엔본부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일본에서는 도쿄대, 교토대, 니혼대 등 주요 대학의 한국인 연구자 234명이 선언에 동참했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성명 말미에서 “시애틀 한인들은 전 세계 시민들과 어깨걸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한반도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한 대장정에 주저함 없이 나선다”며 “그 길에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 모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에서도 한국인 교민들의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해외 한인 사회의 규탄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시애틀 집회는 전 세계 한인들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