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인사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지난 7일 오후 시애틀센터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첫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역 한인과 유학생, 미국 진보단체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유학생들의 절박한 목소리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는 오픈마이크 시간이었다.
특히 파이널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집회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20대 유학생들의 발언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한 대학생은 “지금 파이널 기간인데 시험공부도 못하고 과제도 못하고 여기 나왔다”며 “우리 성적을 망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나라가 망하게 생겼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14년 세월호, 2022년 이태원, 그리고 2024년 계엄령, 이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말이 되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인스타에 올라온 한국 계엄령 소식에 주변의 미국 친구들이 ‘이곳이 노스 코리아냐’고 오해받는 상황이 됐다”면서도 “저는 사우스 코리안이고, 아이 엠 프롬 코리아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오랜 이민자의 입장에서 발언한 참가자는 “고국을 떠나온 지 몇십 년이 됐지만 저희 마음속에는 항상 그 생각이 따라오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했다.
한 참가자는 “지금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자유 대한민국은 끝난다”며 “세계 경제 대국 톱텐 안에 드는 나라가 지금 이게 무슨 꼴이냐”고 분개했다. 미국 정부에 501(c)(3)로 등록된 비영리단체인 ‘시애틀늘푸른연대’는 회장이나 단일 대표 없이 9명의 실무위원이 공동대표를 맡는 진보적 시민단체다.
회원들 중에 선출된 실무위원들의 활동을 후원하고 지원하는 이사회(이사장 류성현)가 구성되어 있으며, 14일 집회 관련 문의는 실무위원 박성계(206-778-7347)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번 시애틀 집회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인사회의 규탄 행동과 맥을 같이한다. 현재 ’12·3 계엄 사태’ 관련 전 세계 한인단체들이 동참하고 있으며, 23개국 172개 대학의 300여 명의 해외 교수와 연구자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250여 명의 한인 교수·연구자들이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으며, 뉴욕에서는 교민 20여 명이 한국총영사관에서 유엔본부까지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도쿄대, 교토대, 니혼대 등 주요 대학의 한국인 연구자 234명이 선언에 동참했다.
시애틀늘푸른연대는 오는 토요일 오후 3시 시애틀센터에서 2차 집회를 개최한다. 연대 측은 “탄핵이 되어도 그건 1차 관문일 뿐”이라며 “윤석열이 있어야 할 곳은 감옥”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