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고속도로에서 묻지마 총기 관련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 사업가가 피해를 입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경, 에이스 마사지 체어의 여운표 대표는 페더럴웨이 신규 매장 오픈 행사를 마치고 에드먼즈로 이동하던 중 I-5 고속도로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시택) 인근을 지나는 중에 갑작스러운 총격을 당했다.
여 대표는 “엄청나게 큰 소리로 ‘빵’ 하고 났다”며 “에드먼즈 매장에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차체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차 안에 있던 마사지 의자 박스 안의 합판이 총알의 위력을 감소시켜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총알은 쪼개 진 상태로 운전석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이번 사건은 워싱턴주 고속도로에서 빈발하고 있는 총기 관련 사건의 한 사례다. 워싱턴주 순찰대(WSP)에 따르면, 2023년 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킹 카운티에서만 577건의 고속도로 총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339건과 비교해 70% 증가한 수치다.
WSP의 릭 존슨 대변인은 “올해 1월에만 7건이 발생했고, 2월 5일 하루에만 2건이 발생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교통 체증 증가로 인한 운전자들의 스트레스 증가가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사건은 다른 운전자에게 총기를 과시하거나 겨누는 행위였지만, 실제 총격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투킬라 사우스센터 몰 인근 I-5 고속도로에서는 한 운전자가 목에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사벨라(가명)는 “고속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WSP는 운전자들에게 공격적인 운전자와 마주쳤을 때 절대 대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존슨 대변인은 “상대방의 행동에 개입하지 말고, 가능하면 피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여운표 대표는 “정신 건강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혹감을 표했다. 그는 “한인 사회에서도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 증가가 전반적인 사회 불안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WSP는 고속도로 순찰을 강화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독려하고 있지만, 용의자 특정이 어려워 많은 사건이 미해결로 남고 있는 실정이다.
시애틀 한인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사회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관계 기관과 협력하여 한인들의 안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목격자나 관련 정보가 있는 시민들의 제보를 요청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이러한 범죄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주 한인 사회에서는 고속도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한인들은 고속도로 이용 시 주변 상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의심스러운 상황 발생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서로 당부하고 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