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새 최고경영자(CEO) 켈리 오트버그의 노사 관계 개선 시도가 좌초했다. 보잉 노조원들은 23일 회사가 제시한 4년간 35% 임금 인상안을 64%의 반대표로 거부했다. 지난 9월 13일부터 시작된 미국 서부 공장 노조원 3만 명의 파업은 6주째로 접어들었다.
존 홀든 노조 수석협상관은 “조합원들이 많은 고통을 겪었고 깊은 상처가 있다”며 “보잉과 오트버그 CEO가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달 첫 번째 제안(4년간 25% 인상)을 95% 반대한 이후 두 번째 공식 투표였다.
노조는 40% 임금 인상과 함께 2014년에 폐지된 확정급여형 연금의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보잉은 777 신형기 생산기지 이전을 압박카드로 사용해 연금 제도를 폐지했다. “더 나은 조건을 얻을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25세 노조원 이리나 브리오네스는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보잉의 경영 위기도 심화되고 있다. 737맥스, 767, 777 등 주력 기종의 생산이 중단됐고, 회사는 1.7만 개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했다. 또한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150억 달러(약 20.3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보잉 날개 조립라인에서 6년간 일한 조시 하젝(42)은 “회사가 숫자만 이리저리 옮겨 마치 더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비판했다. 767 생산라인의 도노반 에반스(30)는 “연금 복원은 기대하지 않지만 40% 임금 인상은 받아내야 한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더 유리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항공 컨설턴트 스콧 해밀턴은 “노사 관계 개선을 위한 허니문은 첫 계약안 거부로 끝났다”며 “이번 결과는 보잉, 노조, 공급업체, 고객, 나아가 미국 경제 전체에 나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미 노동부 줄리 수 장관대행이 직접 시애틀을 방문해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노조는 백악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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