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매키니스트 노조가 지난 4일 회사 측이 제시한 새로운 계약안을 찬성 59%로 가결하면서 53일간 이어진 파업이 종료됐다. 이번 합의로 에버렛과 렌턴의 조립공장을 비롯한 지역 내 모든 부품 공장이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존 홀든 노조 지부장은 “지난 22년간 이루지 못했던 성과를 달성했다”며 “이제 우리의 임무는 복귀해 항공기를 만들고, 생산률을 높이며, 회사를 재정적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도 “앞으로 노사가 한 팀으로서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향후 4년간 38%의 임금 인상으로, 복리후생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43% 상승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1년 차에 13%, 2-3년 차에 각각 9%, 마지막 해에 7%의 임금 인상이 이뤄진다. 또한 계약 비준 보너스 7,000달러와 401(k) 은퇴계좌 일회성 지원금 5,000달러를 합쳐 총 12,000달러의 현금 보너스도 지급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단체교섭이 성공적으로 작동했다”며 “좋은 계약은 노동자,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줄리 수 노동부 장관대행이 직접 협상 중재에 나서는 등 연방정부도 합의 도출을 위해 적극 개입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시애틀 인도센터에서 근무하는 조나단 블루바우는 “이번에 거부하면 다음 제안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36년 경력의 재클린 바덴도 “완벽한 계약은 아니지만 고군분투하는 젊은 직원들을 위해 찬성했다”고 말했다.
반면 19세의 한 조합원은 “가족을 부양하는 동료들을 위해 더 높은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포드 공장에서 이직해 온 또 다른 조합원도 “40% 이상의 임금 인상이나 그에 상응하는 은퇴 혜택이 없다면 계속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계약안이 부결된 후 성사됐다. 특히 10월 표결에서는 64%가 반대표를 던졌으나, 회사 측이 이번 제안이 거부될 경우 다음 제안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홀든 지부장은 강경한 협상 태도에 대해 “양측 모두 힘든 협상이었고 나쁜 감정이 있었다”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항공기 제작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경력의 로니 놀란(71)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복귀를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업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계약은 퇴직연금 혜택 복원은 포함하지 않았으나, 401(k) 은퇴계좌에 대한 회사 측 매칭 기여금을 최대 연봉의 12%까지 늘렸다. 또한 연간 최소 4%의 보너스와 기본 4% 회사 기여금에 더해 최대 8%까지 100% 매칭을 제공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 동안 다음 신형 항공기를 퓨젯사운드 지역에서 제작하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합의를 이끈 요인이 됐다. 8년 경력의 패트리샤 트래비스는 “에버렛에서 월세 1,600달러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며 “미래를 위해 싸우자고 하지만, 나도 미래의 일부”라고 말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